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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다시 시작하다’]달콤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베이커리 강사(1)
추천2|조회522 | |2012-04-11 17:32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주부’를 입력해보면 주부 자격증, 주부 부업, 주부 알바, 주부 창업, 주부 취업, 주부 직업, 주부 재취업이 추천 검색어로 함께 뜬다. 이처럼 자신만의 일을 갖고자 하는 여성은 많지만 사실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가정에 집중하던 주부가 다시 사회로 나서기 위해서는 바늘구멍처럼 험난한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만의 특기나 관심사를 살려 새롭게 또 다른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레이디경향」은 2012년, 이러한 주부들을 찾아 만나 그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달에는 ‘베이커리 강사’로 활동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주부를 만났다.

취미를 살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베이커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순정씨는 취미를 통해 새로운 인생의 길을 발견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제과제빵 실습 과정을 수강하게 됐고, 차츰 흥미가 생겨 전문가 과정을 밟으며 꾸준히 실력을 다져왔다.

“처음부터 ‘베이커리 강사’란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다른 데 눈 돌릴 틈이 전혀 없었는데, 둘째가 네 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서 낮에 좀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다가 직접 빵이나 과자를 만들어서 아이나 아이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간식을 챙겨주면 좋을 것 같아 여성능력개발원에서 하는 제빵수업을 듣게 됐어요. 그런데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더라고요. 결국 샌드위치 창업반, 케이크 디자이너, 초콜릿 마스터, 심지어 바리스타 과정까지 전부 마쳤어요. 그 과정에서 베이커리 강사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요.”

마침 친언니가 먼저 이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베이커리 강사의 세계를 좀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사람들이 자신이 지도하는 대로 하나씩 따라하며 빵을 만들고, 그 결과물에 대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큰 희열을 느꼈다. 사람들과 어울려 새로운 빵을 만들고 맛보는 시간이 즐겁고, 아이들에게 빵 만드는 법을 가르쳐줄 때는 뿌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빵이나 쿠키를 만들고 맛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그 과정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이 더 즐겁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은 빵이나 쿠키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경험하게 되는데, 이들이 좀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기도 했고요. 요즘에는 여러 곳에서 ‘베이킹 수업’이나 ‘요리 교육’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으니 일할 기회도 많을 거라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베이커리 강사로 나서게 됐어요.”

물론 처음부터 모든 일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실전 강의 경험이 없다 보니 두려움도 컸고, 강사 모집에 지원을 해도 통과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도 그녀에게 제과제빵을 가르쳐준 선생님께서 강의 기회를 마련해주었고,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점차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세 군데 기관과 협의 끝에 올해부터는 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뚫고 들어가는 첫 관문을 좁은 편이에요. 처음에는 일하고 싶은 의욕도 크고 준비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없으니까 속상하고 좌절감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니까 가능성이 열리더라고요.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선생님을 선호하다 보니 첫 발걸음을 딛는 것이 어려워요. 일단 시작하고 견뎌내는 과정이 중요해요.”

‘엄마’라서 더 좋은 일 박순정씨는 현재 일주일에 세 번, 세 곳의 기관에서 베이킹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 연령과 특성에 따라 수업 명을 비롯해 커리큘럼 구성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아이들과 직접 빵이나 쿠키를 만들며 오감을 자극시키고 제과제빵의 기본 기술을 습득하도록 함을 목표로 한다.

“제 수업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 번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하게끔 한다는 거예요. 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만지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하거든요. 때로는 아이들이 밀가루 범벅을 만들어놓고 달걀을 깨버리고 하더라도 절대 혼내거나 제지하지 않아요. 재미를 느끼고 경험으로 쌓이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모든 메뉴에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거죠. 이 원칙 덕분인지 아이들이나 학부모님들께 강사로서 인기가 좋은 편이에요(웃음). 저도 즐겁게 일할 수 있고요.”

베이커리 강사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후로 박순정씨의 생활은 여러모로 큰 변화가 생겼다. 생활에 활력이 생긴 것은 물론 좀 더 바쁘고 알차게 시간을 보내게 됐으며, 엄마를 대하는 아이들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스스로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실패하더라도 엄마처럼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겠지?”라는 이야기를 하며 매사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아이들도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가끔 제가 집을 비울 때도 있으니까 싫어하는 티를 내더니 이제는 ‘너무 늦지만 않으면 엄마가 밖에서 일하는 것도 좋아’라고 하더라고요. 초반에 한 번 아이 친구들을 모두 모아 집에서 쿠키 만드는 수업을 했거든요. 늘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엄마가 ‘선생님’이 되니까 달라 보였나 봐요. 요즘은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이면 친구들을 불러올 테니까 베이킹 수업을 해달라고 조르기도 해요.”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베이커리 강사는 가정과 일을 병행하고 싶은 주부들에게 무척 매력적인 직업이다.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 가사나 육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일할 수 있고, 주부라는 특성을 반영했을 때 더욱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도 한동안 계속 직장을 다녔어요. 그런데 도저히 둘을 돌보며 조직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뒤에도 막상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회사에 다니려니 일에 전념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와 비슷한 처지의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대부분 무척 일이 하고 싶은데도 가정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참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아요. 물론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양쪽을 조율해가며 보람도 느끼고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어요. 많진 않지만 돈도 벌고요(웃음).”

최근 들어 소규모 홈 베이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요리 교육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베이커리 강사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관 및 학교, 특별한 날을 위한 소규모 모임, 문화센터의 취미 수업, 복지관의 재활 교육 등 다양한 곳에서 베이커리 강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주5일제 수업 시행에 발맞춰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성실한 자세로 노력한다면 누구나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에 따라 수입도 꽤 안정적으로 보장되거든요. 저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내실을 좀 더 다지기 위해 강의를 많이 맡지 않고 있어요. 그래도 한 달에 백만원 정도를 벌어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보통 월수입이 2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 되더라고요.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더 높은 보수를 받는 사람도 있고요.”

일단 수업을 맡게 된 이후에도 끊임없는 연구와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박순정씨가 매달 베이킹 관련 잡지와 요리 스타일링 책을 꼼꼼히 읽고 틈만 나면 제과제빵과 관련된 전문 서적을 보며 공부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을 내어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하고, 이미 숙달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반복해 만들어보는 연습도 계속하는 중이다.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특히 이론적인 부분이 미흡한 편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좀 더 준비하고 실력을 다지고 싶어요. 올해는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숨고르기를 해야 할 것 같고,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식품영양학 공부를 해보려고요. 기초 이론부터 다시 정립해보고 싶거든요. 그리고 4, 5년 정도가 지나면 직접 베이킹 스쿨을 경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밟아서 좋은 베이커리 강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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